손그림 영상 도구 고르는 기준 두 개, 무료와 유료보다 먼저 볼 것

손그림 영상 도구를 처음 고르는 분들을 위한 글입니다.

도구를 찾으면 대개 목록부터 만납니다. 무료 다섯 개, 유료 다섯 개 식으로요. 저는 그렇게 고른 뒤에 두 번 갈아탔습니다. 후보를 스무 개쯤 훑었는데 실제로 제 조건에 맞은 건 두 개였어요.

문제는 후보가 많은 게 아닙니다. 잘못된 기준으로 비교하고 있다는 겁니다. 무료냐 유료냐는 마지막에 봐도 되는 기준인데 대부분의 글이 그걸 첫 번째 기준으로 놓습니다. 그래서 이 글은 목록을 하나도 안 늘리고, 기준 두 개만 세워서 후보를 가릅니다.

기준은 입력 그림이 이미 완성돼 있는가와 사람이 버튼을 눌러야 하는가 둘입니다. 이 둘로 갈리면 무료·유료는 저절로 정리됩니다.

덮었다 걷어내는 방식으로 실제 뽑은 손그림 영상 화면

기준 1 — 내 그림이 이미 완성돼 있는가

손그림 렌더는 크게 두 갈래입니다. 하나는 받은 그림을 덮었다가 펜이 지나간 흔적만 벗겨내는 쪽이고, 다른 하나는 받은 그림에서 선을 다시 뽑아 새로 그리는 쪽입니다.

덮었다 걷어내는 쪽은 마지막 프레임이 원본과 똑같습니다. 그릴 것을 새로 만들지 않으니까요. 대신 완성 선화가 없으면 출발 자체가 안 됩니다.

선을 다시 뽑는 쪽은 사진이나 러프에서도 시작할 수 있습니다. 대신 원본이 조금 바뀝니다. 그늘이 뭉툭해지고 가는 선이 빠지고 색이 새로 정해집니다.

오해 하나 짚고 갑니다 — 원본이 달라진다는 게 품질이 나쁘다는 뜻이 아닙니다. 사진에서 손그림을 뽑는 게 목적이라면 바뀌는 쪽이 정답입니다. 완성 선화를 그대로 살리려는 사람에게만 손해입니다.
내 상황맞는 갈래
일러스트를 직접 그리거나 AI로 뽑아둠덮었다 걷어내기
사진·스크린샷에서 시작선 재추출
손글씨 메모를 애니메이션으로선 재추출
브랜드 색이 정확히 유지돼야 함덮었다 걷어내기

표에서 두 번째·세 번째 줄에 해당하시면 이 글의 나머지는 안 읽으셔도 됩니다. 여기서 갈립니다.

기준 2 — 사람이 버튼을 눌러야 하는가

두 번째 기준은 자동화입니다. 영상 한 편이면 상관없지만 열 편부터 갈립니다.

제가 후보를 세어봤을 때 쓸 만한 게 다섯 손가락 안이었는데, 그중 하나는 아예 윈도우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창을 띄우고 사람이 버튼을 눌러야 해요. 자막 스무 개를 넣고 자동으로 돌리는 게 불가능합니다.

또 하나는 라이선스가 GPL이었습니다. 상업용 파이프라인에 섞으면 그쪽 조건이 전염됩니다.

여기서 재는 기준을 바꿉니다 — 지금까지는 기능으로 쟀는데, 이 지점부터는 운영 조건으로 재야 합니다. 기능이 같아도 운영이 안 되면 후보가 아니거든요.

무료 도구로 상업용 영상을 만들어도 되는지는 라이선스에 달렸습니다. MIT·Apache는 상업 이용이 명시적으로 허용됩니다. GPL은 결과물이 아니라 코드를 배포할 때 조건이 붙으니, 파이프라인에 섞기 전에 확인하세요.

왜 무료냐 유료냐를 먼저 보면 안 되나

무료·유료는 위 두 기준을 통과한 뒤에 보면 되는 기준입니다. 순서를 바꾸면 이런 일이 생깁니다.

월 구독 도구를 결제했는데 제공된 소재 안에서만 골라야 한다는 걸 나중에 압니다. 내 그림을 넣으면 한 번에 뜨거나 네모로 밀려 사라집니다. 펜이 그림의 선을 안 밟거든요. 기준 1을 안 보고 가격부터 봐서 생긴 일입니다.

반대로 무료 오픈소스를 받았는데 창을 띄워야 하는 물건이라 자동화가 막힙니다. 기준 2를 안 본 경우죠.

기본값으로 돌렸을 때 콘솔에 찍힌 출력 크기 1080x600

후보를 만났을 때 소개 페이지에서 볼 세 가지

도구 소개 페이지를 열면 이 순서로 봅니다.

  1. 입력 예시가 완성된 일러스트인가 사진인가 — 여기서 어느 갈래인지 드러납니다
  2. 명령줄 사용 예시가 문서에 있는가 — 없으면 GUI 전용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3. 라이선스 표기가 MIT·Apache인가 GPL인가

세 개를 보는 데 30초쯤 걸립니다. 그래도 결제하고 갈아타는 것보다는 빠릅니다.

그래서 내가 고른 것과 왜 골랐는가

저는 깃허브 오픈소스 하나를 골랐습니다. 별 2,600개인데 커밋이 하나뿐인 저장소예요. 처음엔 버려진 프로젝트인 줄 알았습니다.

고른 이유는 기준 두 개를 다 통과해서입니다. 덮었다 걷어내는 쪽이라 제가 만든 선화가 그대로 남고, 명령줄로 돌아가니 스무 편을 자동으로 돌릴 수 있습니다. 라이선스도 MIT입니다.

반대 사례도 하나 적어둡니다 — 이 선택은 제 조건에 묶여 있습니다. 저는 선화를 미리 만들어두는 워크플로라 이쪽이 맞았습니다. 사진에서 시작하시는 분에게는 제가 탈락시킨 재추출 쪽이 정답입니다. 설치법까지 막을 이유는 없으니 그쪽 저장소도 찾아보시길 권합니다.

영상 길이는 자막 한 장면당 30초가 기본입니다. 그림 한 장이 그 시간 안에 완성돼야 하거든요. 10분 영상이면 장면 스무 개쯤 됩니다.

내가 고른 것의 한계 — 자기 목록 안쪽부터

남의 도구만 깎으면 신뢰가 안 붙으니 제 선택의 약점을 적습니다.

첫째, 설정 기본값이 함정입니다. 설정값 1080을 화질로 읽으면 틀립니다. 그건 가로세로 중 더 긴 쪽의 한계치라, 와이드 그림을 넣으면 세로가 600까지 깎여 나옵니다. 유튜브에 올리면 흐립니다. 이걸 모르고 한 편을 그대로 올렸다가 다시 렌더했습니다.

둘째, 문서와 화면이 전부 중국어입니다. 설명서 본문에 사용자에게 보이는 모든 글자는 중국어를 쓰라는 조항이 명시돼 있습니다. 콘솔 출력도 중국어로 찍힙니다.

셋째, 특정 조건에서 프로그램이 멈춥니다. 잡아둔 구역에 먹선이 하나도 없으면 예외가 나면서 렌더가 통째로 중단됩니다.

이 세 개는 제가 고쳤고, 고친 판을 무료로 배포하고 있습니다. 다만 고치기 전 상태로 받으시면 위 세 가지를 직접 만나게 됩니다. 그래서 이 저장소를 남에게 권할 때는 항상 이 문단을 같이 붙입니다.

지원 템플릿 개수가 의미를 잃은 이유

손그림 도구 글에서 아직도 자주 보이는 비교 기준이 지원 템플릿 개수입니다. 200개 대 500개 식으로요.

이 기준은 라이브러리 그림만 쓰던 시절의 기준입니다. 지금은 그림을 직접 만들거나 AI로 뽑는 게 기본이라, 템플릿 개수는 내 그림을 넣을 수 있느냐 앞에서 의미를 잃습니다. 이 숫자로 비교하는 표를 만나면 그 글은 갱신이 안 된 겁니다.

넣는 그림이 결과물의 천장이라, 그림 준비에 드는 시간이 렌더보다 깁니다.

구역에 먹선이 없을 때 렌더가 멈추며 뜬 에러 화면

정리

기준 두 개로 접으면 이렇습니다. 완성 선화가 있으면 덮었다 걷어내는 쪽, 사진에서 시작하면 재추출 쪽. 여러 편을 돌릴 거면 명령줄이 되는 것만. 무료냐 유료냐는 이 두 개를 통과한 후보들끼리 비교하면 됩니다.

제 목록에도 한계선을 그어둡니다. 위 기준은 제가 영상 파이프라인을 돌리면서 세운 거라, 한 편만 만들고 끝낼 분에게는 두 번째 기준이 과합니다. 그런 경우엔 GUI 도구가 더 빠릅니다.

도구 하나 잘못 골라 갈아타는 데 저는 이틀을 썼습니다. 스무 개를 훑고 두 개가 남았다고도 적었죠. 그 열여덟 개를 떨어뜨린 건 가격이 아니라 위 기준 두 개였습니다. 목록을 더 늘리는 대신 기준을 먼저 세우면, 훑을 개수 자체가 줄어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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