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 음성 서비스를 검색하면 비교표가 쏟아집니다. 그런데 표를 다 읽고 나서도 뭘 골라야 할지는 모르겠더군요.
이유를 따져보니 표들이 재는 기준이 서로 달랐습니다. 어떤 글은 발음이 자연스럽다고 하고, 어떤 글은 목소리가 많다고 하고, 어떤 글은 무료 한도가 넉넉하다고 합니다. 같은 기준으로 재야 비교고, 다른 기준으로 칭찬하면 그건 소개입니다.
이 글에서는 기준을 세 개로 좁혀 정리합니다. 시작 비용, 줄 단위 통제권, 결과물 반출 조건. 에어리 스튜디오를 2주간 실제 제작에 물려 쓰면서 이 세 가지에서만 결과가 갈렸습니다. 어느 조건에서 이 서비스가 탈락하는지도 같이 적었습니다.
발음 정확도를 기준에서 뺀 이유
먼저 기각한 지표를 밝혀둡니다. 순위 시비를 막으려면 채택한 기준만큼 버린 기준도 말해야 하니까요.
발음 정확도는 뺐습니다. 정서를 실어야 하는 원고까지 던져봤는데 글자를 틀리는 일이 없었습니다. 변별력이 없는 지표는 기준이 못 됩니다.
목소리 개수도 뺐습니다. 화면 카운터에 100이 찍히는데, 실제로 제가 쓰는 건 즐겨찾기에 넣은 세 개뿐입니다. 개수는 첫인상만 바꾸고 결과물은 안 바꿉니다.
덧붙이면, 이 서비스를 다룬 작년 기사 중에는 화자가 10종이라고 적힌 것들이 있습니다. 지금 화면에서 세어주는 값은 100이니 그 숫자는 죽은 값으로 보시면 됩니다. 남아 있는 비교 글에 그 수치가 그대로 실려 있는 경우가 있어 적어둡니다.
기준 ① 시작 비용 — 첫 소리까지 몇 단계인가
무료 서비스의 실제 비용은 요금이 아니라 진입 절차입니다. 메일 인증하고 크레딧 받다가 원래 목적을 잊는 경우가 많죠.
이 기준에서 에어리 스튜디오는 강합니다. 주소를 치면 입력창이 바로 나오고, 문장을 넣고 버튼을 누르면 소리가 납니다. 회원가입 단계가 앞에 없습니다.
다만 이 강점은 첫 소리까지만 해당합니다. 세 번째 기준에서 조건이 하나 붙습니다.
기준 ② 줄 단위 통제권 — 조절값이 어디까지 먹는가
앞의 기준이 진입을 봤다면, 이쪽은 실제 작업 시간을 봅니다.
조절할 수 있는 건 세 가지입니다. 소리 크기, 문장 사이 간격, 낭독 속도. 그리고 이 값들은 지금 선택한 줄에만 적용됩니다.
| 줄 개수 | 조절 반복 | 결과물 |
|---|---|---|
| 2줄 | 2회 | 동일 |
| 5줄 | 5회 | 동일 |
표에서 볼 곳은 맨 오른쪽입니다. 결과물이 같은데 손이 늘어납니다. 그래서 이 서비스에서는 문단을 잘게 쪼개는 습관이 그대로 작업 시간이 됩니다.
톤을 지정하는 항목은 아예 없습니다. 목록을 가르는 기준이 성별 하나뿐이어서, 원하는 분위기를 지정할 통로가 없습니다. 낭독 속도로 흉내 낼 수는 있지만 그건 다른 이야기입니다.
기준 ③ 결과물 반출 조건 — 만든 걸 어떻게 들고 나오는가
여기가 첫 번째 기준에 붙는 조건입니다.
듣기만 할 거면 계정 없이 끝까지 갑니다. 그런데 저장 버튼을 누르는 시점에 계정을 요구합니다. 구글로 한 번 넘어가면 되고 결제 정보는 묻지 않지만, "회원가입 없이 전부 된다"는 설명은 정확하지 않습니다.
한 번에 처리되는 글자 수는 640자입니다. 넘기면 경고 없이 잘리므로, 긴 원고는 줄을 나눠 넣고 마지막에 이어받기로 한 파일로 만듭니다.
약관 쪽도 이 기준에 들어갑니다. 권리 조항은 산출물과 음색을 갈라둡니다. 앞은 쓴 사람 몫이고, 뒤는 재유통 금지입니다. 수익 목적 사용은 허용 항목에도 금지 항목에도 안 적혀 있습니다. 없다는 걸 확인했다는 것이지 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이 서비스가 탈락하는 조건
세 기준을 다 보고 나면 탈락 조건이 선명해집니다.
감정이 서사를 끌고 가는 원고라면 이 서비스는 과합니다. 낭독은 정확한데 지정할 항목이 없어서, 결국 톤을 사람이 다시 입혀야 합니다. 두 번 일하게 됩니다.
줄이 스무 개 넘게 나오는 긴 대본도 부담이 됩니다. 조절 반복이 줄 수만큼 늘어나니까요.
결과물을 상시 재판매하는 구조라면 약관을 직접 확인하셔야 합니다. 제가 대신 판정해 드릴 수 없는 영역입니다.
제가 쓰는 방식
솔직하게 나눠 쓰는 쪽을 택했습니다.
이 서비스가 나은 경우는 목록을 차례로 읽어주는 줄일 때, 숫자를 불러주는 줄일 때, 그리고 원고를 급하게 소리로 확인만 해보고 싶을 때입니다.
제 목소리가 나은 경우는 한 편을 닫는 문단일 때, 감정이 문장의 목적일 때, 그리고 톤이 바뀌는 전환부일 때입니다.
결론적으로 저는 한 편 안에서 두 방식을 섞습니다. 정보를 나르는 줄은 이쪽으로 돌리고, 사람이 읽어야 설득되는 줄만 남깁니다. 현재로선 이 배분이 가장 손이 덜 갑니다.
정리 — 기준을 바꾸면 후보가 줄어듭니다
도입에서 비교표를 읽고도 못 고르겠더라고 썼는데, 원인은 정보 부족이 아니었습니다. 재는 자가 서로 달랐던 겁니다.
시작 비용·줄 단위 통제권·결과물 반출 조건. 이 세 개로 다시 재면 후보 대부분이 자기 조건에서 알아서 걸러집니다. 그리고 남는 질문은 "어느 서비스가 제일 좋은가"가 아니라 "내 원고에서 어느 줄이 여기로 넘어가는가"가 됩니다.
화자 100명을 하나씩 눌러보는 데는 오래 걸립니다. 기준을 먼저 정하고 들어가면 그 시간이 통째로 사라집니다.
그 줄을 골라내는 작업은 어느 비교표에도 안 적혀 있습니다. 직접 자기 원고를 열어보셔야 합니다.
문장 세트와 설정 메모는 오픈톡방에 같이 올려뒀습니다. 영상 버전은 이 링크에 있습니다.


